안녕하세요, VJ HerO입니다!
오늘은 시카고 출신 인디 록 밴드 Dehd(데드)의 곡 "Letter"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Dehd는 특유의 로파이 감성, 미니멀한 사운드, 그리고 직설적이면서도 시적인 가사로 전 세계 인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밴드죠. 이 곡은 단순한 이별 노래를 넘어, 관계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 특히 '떠나보내면서도 남겨지는 자부심'이라는 독특한 감정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새롭게 공개된 뮤직비디오와 함께 Dehd의 매력 속으로 함께 여행해 보죠.
Dehd: 날것 그대로의 감성을 노래하는 인디 록 밴드
Dehd는 미국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3인조 인디 록 밴드입니다. 보컬과 베이스의 에밀리 래트맨(Emily Kempf), 기타와 보컬의 제이슨 바젤(Jason Balla), 그리고 드럼의 에릭 앨런(Eric C. Johnson)으로 구성된 이들은 미니멀하면서도 거친 사운드, 그리고 마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직설적인 가사로 자신들만의 확고한 음악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꾸밈없는 날것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인디 록 씬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Letter": 과거 연인에게 보내는, 자부심과 해방이 뒤섞인 편지
"Letter"는 Dehd의 EP 《Water》에 수록된 곡으로, 2019년에 발매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는 대표곡입니다. 이 곡은 이별 이후 남겨진 감정, 그리고 과거 연인에 대한 복잡한 자부심과 해방의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낸 곡입니다. 가사에서 직접적으로 편지를 쓴다는 행위 자체가,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한 감정,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미련, 그리고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솔직한 마음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편지의 내용은 일반적인 이별 노래와는 사뭇 다릅니다.
곡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이 구절에서 폭발합니다.
> “To every girl going forward, you’ll never get what I got, got what I do”
> (앞으로 만날 모든 여자들에게, 너는 내가 가졌던 것을 절대 갖지 못할 거야, 내가 하는 것을 갖지 못할 거야)
이 가사는 새로운 연인이 나타나더라도 자신만의 특별한 자리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동시에 약간의 씁쓸함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 상대방의 삶에 자신이 얼마나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는지에 대한 미묘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죠.
이어지는 가사에서 이러한 감정은 더욱 구체화됩니다.
> “I was there first, yeah you’re just following me / Good luck with that girl, I’m a tough act to beat / He’ll give you some, but he won’t give it all / I’ll always have that place in his heart”
> (내가 먼저였어, 그래 넌 그저 나를 따라오는 거야 / 행운을 빌어, 난 이기기 힘든 상대니까 / 그가 너에게 뭔가 주겠지만, 전부를 주지는 않을 거야 / 그의 마음속에 나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거야)
이 부분은 과거의 자신이 상대방에게 미친 영향과, 여전히 잊히지 않을 존재임을 강조하며, 자신은 '이기기 힘든 상대(a tough act to beat)'라고 선언합니다. 상대방이 새로운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며, 자신의 자리는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죠. 이는 이별의 슬픔 속에서도 자신만의 가치와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는 강한 자기 긍정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곡은 이러한 미련과 자부심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곡 후반부에서는 마침내 미련과 자부심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해방의 의지가 드러납니다.
> “Oh I’m letting go (You talk the talk) / Oh, yeah I’m giving up (Now walk the walk) / Oh man I’m moving on (I’m moving on)”
> (오, 나는 놓아주고 있어 / 오, 그래 나는 포기하고 있어 / 오 이런,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
이 구절은 과거에 대한 집착이나 자부심마저도 내려놓고, 진짜로 떠나겠다는 결심을 보여줍니다. 이는 이별의 슬픔과 동시에,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성장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놓아주는 것', '포기하는 것', '움직이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진정한 해방을 의미합니다.
음악적 특징: 미니멀리즘 속의 깊은 울림
"Letter"는 Dehd 특유의 미니멀하고 거친 기타 사운드, 반복적이면서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 그리고 리버브가 가득한 보컬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사운드는 곡이 가진 복잡한 감정들을 더욱 감각적으로 전달하며, 듣는 이에게 묘한 여운과 자유로움을 남깁니다. 단순한 구성 속에서 오히려 감정의 깊이가 더욱 부각되는 Dehd만의 매력이 잘 드러납니다. 이 곡은 과거에 대한 자부심, 새로운 시작에 대한 해방, 그리고 관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용기를 노래합니다.
뮤직비디오: 상처와 성장의 시각화
"Letter"의 공식 뮤직비디오는 곡이 가진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더욱 선명하게 전달합니다. 영상 속에서 실제로 타투를 새기는 장면은 몸에 새겨지는 '상처'이자 '흔적'을 통해 관계의 영구적인 영향력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 상처를 통해 '성장'하고 '새롭게 자신을 정의'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과거의 흔적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것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가는 '자기 해방'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별을 통한 자기 긍정
"Letter"는 단순한 이별 노래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깊이 남았던 나의 흔적을 인정하면서도, 집착이나 미련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현대적인 자기 긍정과 해방의 감정을 상징합니다. Dehd 특유의 담백한 사운드와 솔직한 가사는, 이별의 아픔을 지나 결국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감정의 여정을 담아냅니다.
이 곡을 들으며, 말로 다 하지 못한 감정이 있다면, 한 번쯤은 그 마음을 문자나 톡으로 적어보는 것도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Dehd의 "Letter"는 우리가 겪는 모든 관계와 이별이 결국 우리를 더 단단하고 솔직한 존재로 만든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다음에도 더 깊이 있는 음악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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